6월. 유월.(여섯개)
Day by day 2015. 7. 31. 10:246.6.
페북보면 되게 나보다 누나같고 어른이고 한사람들이 고삼이로 스물하나고 이럴때 소름1
좀더 나이많은 스물다섯정도 아 나이많다 스물일곱!! 이러다가 내가 스물여덟인걸알때 소름2
그리고 그 스물여덟이 5개월이나 지나있다는거에 소름3
이러면서 아직 헌법못펴봐서 각안나오는걸 알아차릴때 소름4....
나의 사인은 소름사....
(2014) 6.9.
단어 몇개 잘 고르고 골라서 어린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그땐 그랬다고 하지만 더 그러진말자고 솔직담백한척 말을 펼치면 그만이다. 선동도 연애도 그 자체가 어렵진않다. 하지만 여기에 진심이없다면, 지속할 열정이없다면, 또 이뤄낼 이상이 없다면 선동은 혁명이 되지 못하고 연애는 사랑으로 이어지지못한다.
다행인건 항상의 나와 주위의 포텐들을 그대로 간직하며 살다가도 이따금 이런 폭발력을 위한 힘을 갖추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땐 포지티브와 네거티브가 마구 뒤섞인 내 친구들이 큰 도움이 되곤한다. 오늘도 기꺼워 마지않는 그 친구들을 볼 생각에 마음이 벌써 뛴다.
우린 오늘 또 어떤 문장을 자아낼까. 어떤 진심을 보이고 어떤 후회섞인고백을 하며 어떤 이상을 겨룰까.
6.12.
떠나는걸 무서워했다.
그래서 더 아무렇지않은척 아무래도좋은척 흐르는대로 있었다.
집착하고 무언갈 잡아보려는 일련의 행위들은 그자체로 날 지치게 했고 백번던져 하나건지는 모양새로 바꾸고 난뒤엔 한결편해졌다.
'오늘은 어제와 같은 하루고, 내일은 오늘과 같은 하루일 뿐이지.'
낙엽이지고 새순이돋고 파릇과푸릇을넘어 다시 빠알개지는 단풍. 시간이 되어 쏴아 밀려들어오고 다시 언제그랬냐는듯 먹먹한 개펄만 두고 가는 바다. 차오르고 쪼그라드는 달이, 그래서 달이 좋았던것 같다.
막연히 시간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을땐 담배하나와 종이컵믹스커피 한잔이 딱이었다. 그 끝이 있는 두 소비재는 내 쉼도 끝이라고, 어서 그만쉬고 이제들어가라고 나를 다그치기일쑤다. 쉬는것도 자연스럽지 않은걸까.
신기한건 시간이라. 시간이 가잖아. 오후 아홉시. 새벽 두시. 아침 일곱시. 그리고 또 오후 아홉시. 작년에도 유월이 있었고 올해도 유월이 왔다. 시간은 계속가는데 다시 돌아오기도한다. 그 시간에 얹혀서 단풍도 바닷물도 달도 제모양을 가꾼다.
나도 그렇게 살고싶다.
떠나는게 무서워 되돌아오는게아닌, 응당 돌아오기엔 돌아올수밖에없는 삶이되고싶고 사람이 되고싶다.
6.20.
회기를 떠나 집으로 간다.
다른생각 다 접고 지친다. 피로가 쌓였나보다 뭘했다고.
자탄풍노래는 달달히 감미로웁게 흐르는데
지금 나는 너무 날카롭다. 그래서 가까이가기 어려웠고 그래서 겉만도나보다.
진심을 나눌이가 있으면 좋겠다. 보일이 말고 나눌이.
팍팍하다.
6.23.
볼간단히 차도 땀이 비오듯 오니 몸이 불었구나 다시 깨친다. 그나마 저녁무렵 선선해진 날에 초딩된마냥 볼좀 차고 잔뜩젖은 몸으로 세븐일레븐에 음료수하나. 걸프시킬뻔.
샤워해 깨운해진 몸으로 간단히 마트서 장을 보고 작은 상 주위에 둘러 앉았다. 친구의 전여친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보내왔다더라. 말랑거릴듯 말듯 나까지 기분이 이상해지는것이 해가 진 회기 한구석방을 찬찬히 젖어들게 한다.
70년대 대히트곡이었던 베트남 노래부터 잘 모르는 인디노래에 이수의 레퀴엠까지 돌리고 나니 뽀송하던기운에서 그 옛날 추억거리들이 하나하나 나온다. 이별노래는 왜 다 들어맞는건지 왜 다 다른 사정으로 만나고 헤어진건데 그 직후의 감정은 다 같은지.
통기타하나 대기중인 친구를 두고 냉장고로 괜히간다. 같이있어도, 같은 감정이어도 다 다른 추억이기에 괜시리 머쓱해져 냉장고로간다. 그나마 가장 이방에서 생각이 많이 안나게 하는 물건일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도 작은 쪽지가 있었던게 생각났다. 물한모금도 삼키는데 오래걸리는구만.
Feat. 찬, 동훈남
6.27.
틈이있었다. 메워지지않는 틈은 늘 있었다.
고통스럽게도, 틈의 존재를 부정하면- 그 비어버린 것은 보이지 않아 세면실 레고를 모르고 밟은 맨발마냥 아팠다. 나는 이제 레고가 집에 더는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언젠고 밟지 않을까하는 겁을 지닌채로 다녀야했다.
다시 고통스럽게도, 틈의 존재를 인정하니 아무것도 못하는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다. 허탈하고 멍한것이 바람없이 쨍쨍한 여름의 오후에도 왠지모를 한기를 느끼고있었다. 텅빈 열람실에서는 26도의 에어컨도 춥다.
10시간이 지나- 해보지 않은것을 해보려했다는 동기자체는 다시 무서워졌고, 해야만 하는것을 또 하지 못한채로 앞으로의 결과를 미리 재단하는 사람이 되었다. 사람이 되어야한다. 사람이 되고싶고 사람임에 틀림없음은 믿지만 그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사람인지는 아직도 정리 없이 이면지 낙서로 남아있는것같다.
지난 육개월이 괴담으로 남을지 미담의 전초로 남을지는 미지수다. 적어도 오늘은 이를 구분짓기위한 하나의 진한 쉼표였길 바란다. 무위로 가득찬 유의한 오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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